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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대한 시각을 바꿔버린 그 사건

by 지식의 신 2023. 7. 2.

우주안에-안드로메다-은하가-있는-모습

천문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고대 사람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습니다. 또 옛날 사람들은 돔 형태의 무엇인가 지구를 덮고 있고 그 돔에 별이 박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항해 기술이 발전하기 전까지는 또 다른 대륙의 존재는 생각도 못했고 바다 끝에는 낭떠러지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는 500년 전까지만 해도 별들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아이작 뉴턴의 등장 이전까지는 땅을 지배하는 과학 법칙과 하늘의 과학 법칙은 완전히 별개의 것인 줄 알았습니다.

1. 고대시대의 은하수에 대한 새로운 시각

2022년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구는 둥글다는 것, 지구를 비롯한 행성들은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것, 우리 은하에만 몇천 억 개의 별들이 있고 이런 은하가 우주에 몇 천 억 개가 있다는 사실과 관측 가능한 우주의 지름은 930억 광년이라는 것과 우주의 나이는 대략 138억 년이라는 사실까지 말입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 인류가 이 모든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우주론의 발전에는 몇 천 년이 걸렸습니다. 또 그 몇천 년 동안 수많은 과학자와 철학자들, 천문학자들이 우주론을 발전시켰습니다. 17세기 중반 한 과학자가 등장합니다. 그의 이름은 바로 갈릴레오 갈릴레이입니다. 갈릴레오는 네덜란드산 3 배율 망원경을 들여왔는데 이것은 지금으로 따지면 문구점에서 판매하는 1만 원짜리 망원경 수준이었습니다. 갈릴레오는 이 3 배율 망원경을 8 배율, 30 배율 망원경으로 개조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시 우주를 보니까 완전히 신세계가 열렸던 것입니다. 또 갈릴레오는 자신이 직접 개조한 망원경으로 목성을 집중 관찰했는데 목성을 돌고 있는 위성을 4 개를 발견합니다. 이것은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입니다. 갈릴레오는 이번에 은하수를 관측했습니다. 그런데 성운인 줄 알았던 이 은하수가 알고 보니 엄청나게 많은 별들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갈릴레오가 이 사실을 발견하기 직전까지 과학자들은 은하수를 성운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성운이라는 것은 수소나 헬륨, 우주 먼지 등이 구름의 형태로 모인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은하수가 성운이 아니라 별들의 모임이라는 것이 천문학계에선 놀랄만한 사건이었습니다. 갈릴레오는 1610년 이 사실을 학계에 발표했습니다. 이런 내용을 반대했던 철학자나 천문학자들이 있었지만 주장만 했을 뿐 근거는 전혀 없었기 때문에 갈릴레오 이후의 은하수에 대한 논의는 결판이 났습니다. 우리 인류가 은하수를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그다음으로 은하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 사람은 바로 이마누엘 칸트입니다. 그는 아이작 뉴턴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뉴턴 이전까지의 과학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에 따라 천상은 신들의 세상이기 때문에 완벽하고 불변하며 신성한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상은 인간의 세상이므로 신들의 세상과는 다른 물리 법칙으로 돌아간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뉴턴은 만유인력의 법칙, 즉 질량이 있는 모든 것은 중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표하면서 천상이든 지상이든 중력의 지배를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뉴턴 덕분에 천상의 물리학과 지상의 물리학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인간의 사고는 지구 내부를 넘어 태양계, 그리고 우주로까지 뻗어나가게 된 것입니다. 칸트는 뉴턴의 영향으로 망원경으로 직접 하늘을 관측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은하를 관측하다가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은하계는 아주 거대한 렌즈 모양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별들은 은하 적도 부근에 모여 있을 것입니다. 또 칸트는 당시까지는 성운으로 알려져 있었던 안드로메다를 관측하더니 안드로메다 역시 수많은 별들이 모인 은하일 것입니다. 이 은하는 우리 은하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을 것이기 때문에 섬 우주(Island Universe)라고 불렀습니다.

2. 은하수에 대한 인류의 시각이 넓어지다

다음으로 은하에 대한 인류의 시각을 넓힌 사람은 바로 최초로 천왕성을 발견하고 왕의 직속 천문학자가 된 윌리엄 허셜입니다. 그가 천문학에 남긴 업적은 정말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토성의 위성 미마스, 엔켈라두스를 발견했으며 천왕성의 위성 티타니아, 그리고 오베론을 발견했습니다. 허셜이 천왕성의 고리를 발견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또 허셜은 태양계 자체가 우주 공간에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과 어느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지까지 대략적으로 알아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허셜의 망원경 만드는 실력은 그 당시 최고였기 때문에 유럽 전역의 천문학자들에게 망원경을 판매했습니다. 허셜은 자신이 직접 제작한 뉴턴식 망원경을 통해 은하수가 어떻게 생겼는지, 우리 태양이 은하수에서 어디쯤에 있을지 알아내고자 했습니다. 1784년, 허셜은 자신의 계획을 하늘의 구축이라고 이름 짓고 우리 은하의 별들이 어디에 있는지, 얼마나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허셜은 별들의 개수와 위치를 셀 때 우리 은하에는 대략 3400개의 성단이 있고, 밝은 별은 가까이 있고 어두운 별은 멀리 있다고 전제한 다음 별들의 개수를 세워봤습니다. 우리 은하의 별들은 총 3억 개가 있고 타원형으로 모여 있습니다. 은하수에 가까울수록 별들은 더 많이 모여 있습니다. 태양계는 은하의 중심 부분에 있고, 태양계는 우리 은하의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허셜은 인류 최초로 은하 지도를 그려내면서 은하수의 정체와 구조를 밝혀냈습니다.

또 허셜은 우리 은하뿐만 아니라 외부 은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외부 은하의 존재에 대한 증거는 없었습니다. 그다음 허셜은 우리 우주가 얼마나 큰지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별은 200만 광년 정도 떨어져 있을 것입니다. 즉 우주의 크기는 200만 광년이나 되는 것이었습니다. 허셜의 이 주장은 그 당시 엄청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은하의 구조도 이제야 조금 파악했고 천왕성도 이제야 발견했는데 갑자기 우주 크기가 200만 광년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허셜 이후에도 은하에 대한 연구는 계속됩니다. 1920년 네덜란드의 야코뷔스 캅테인은 허셜의 방법대로 은하를 더 정교하게 관찰했습니다. 캅테인은 우리 은하는 렌즈 모양의 섬우주라고 주장했습니다. 은하 중심에 별이 몰려 있고 멀어질수록 별의 밀도가 줄어든다고 했습니다. 우리 은하의 크기가 40000광년, 두께가 6500 광년, 태양의 위치는 우리 은하 중심에서 2000 광년 떨어져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의 할로 섀플리는 태양이 우리 은하 중심에서 대략 4만 5천 광년 떨어져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태양이 우리 은하 중심이 아니라 그 외부 멀리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것은 그 당시 우주관에 있어서 아주 혁명적인 주장이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나중에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3. 은하와 우주에 대한 논쟁을 끝마친 사건

1920년 4월, 천문학계의 아주 재밌는 이벤트가 열립니다. 은하수의 정체와 구조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지식이 밝혀지니 은하수와 우주의 크기에 대한 대논쟁이 미국 스니소니안 박물관에서 열린 것입니다. 안드로메다는 외부 은하일까? 아니면 우리 은하 소속일까? 이 대논쟁은 우주론을 완전히 바꿔버릴 수도 있는 아주 중요한 토론이었습니다. 하지만 논쟁의 대부분은 짐작과 추정에 불과했고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승부는 도저히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주론에 대한 토론 전쟁을 완전히 끝내려 온 사람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바로 에드윈 허블입니다. 허블은 윌슨산 천문대에 들어온 지 4년이 되는 날, 안드로메다 성운을 관측했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뽑아보니까 어떤 흰점이 찍혀 있었습니다. 이건 흠집이 난 게 아니면 신성(근처에 있는 동반성의 물질을 흡수, 갑자기 밝게 빛나는 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혹시 몰라서 다시 한번 찍어보았는데 똑같은 점이 똑같은 데 찍혀있었고 다른 점이 두 개나 더 찍혔던 것입니다. 허블은 두 번째 점이 신성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세 번째 점은 세페이드향 변광성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우리가 밖에서 촛불 하나를 봤다고 했을 때 이 촛불은 꽤나 희미하게 보입니다. 우리는 이 촛불이 원래는 밝은데 멀리 있어서 희미한 것인지, 가까이 있지만 불이 약해서 희미한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이것을 겉보기 등급이라고 합니다. 맨눈으로 측정했을 때 광원의 밝기 등급입니다. 이 겉보기 등급만으로는 우리는 촛불까지의 거리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우리가 이 촛불의 절대 밝기를 알 수 있다면, 촛불까지의 거리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빛의 밝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합니다. 이것이 바로 거리 역제곱의 법칙입니다. 만약에 촛불 b가 촛불 a로부터 두 배 더 멀어졌다면 촛불 b의 밝기는 4분의 1이 되는 것입니다. 이제 이 공식만 넣으면 절대 밝기를 이용해서 별까지의 거리를 알아낼 수 있게 됩니다. 미국의 천문학자 헨리에타 스완 레빗은 마젤란 성운의 세페이드 변광성을 연구하다가 엄청난 사실을 발견합니다. 세페이드 변광성은 밝기가 변하는 주기에 따라 밝은 별과 어두운 별을 구별했습니다. 또 레빗은 지구에서 세페이드 변광성들까지의 거리가 거의 똑같다고 가정하고, 소마젤란 성운의 세페이드 변광성 25개를 조사하여 변광성들은 거리에 따른 겉보기 밝기 차이가 없다고 했습니다. 즉, 마젤란 성운에 있는 세페이드 변광성들의 절대 밝기를 알아낸 것입니다. 이것을 이용해서 다른 별들의 거리를 잴 수 있게 되어 레빗은 마젤란 성운의 거리가 우리 지구에서 20만 광년 떨어져 있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앞으로 천문학자들은 우주에서 세페이드 변광성만 찾아낼 수 있다면 그곳까지의 거리를 구해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시 허블 이야기로 돌아와서 허블이 안드로메다에서 찍은 세페이드 변광성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감이 올 것입니다. 허블은 레빗의 방법에 따라서 계산만 해내면 안드로메다까지의 거리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계산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안드로메다까지의 거리는 지구에서 무려 90만 광년으로 나온 것입니다. 이렇게 에드윈 허블은 안드로메다는 성운이 아니라 은하라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그것도 지구에서 90만 광년이나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입니다. 허블의 이번 발견은 은하와 우주에 대한 대논쟁을 끝내는 완전한 증거였습니다. 이것은 우리 인류의 우주론에도 아주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인류는 우리 은하까지가 우주의 전부인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안드로메다 은하를 시작으로 외부 은하들이 하나둘씩 밝혀지니까 인류가 우주를 바라보는 시각이 엄청 넓어지게 되었습니다.